필리핀 라푸라푸




농어목 바리과의 바닷물고기인 다금바리는 최고급 생선회로 쓰이는 '귀하신 몸'이다. 필리핀에서는 다금바리가 '라푸라푸'(Lapu-Lapu)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이 나라 근해에서 많이 잡히고 이 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이 물고기의 이름은 필리핀의 영웅에서 비롯됐다.

1521년 오늘, 포르투갈 출신의 탐험가인 페르디난드 마젤란(1480~1521)이 필리핀에 당도했다. 서구인의 시각에서는 세계 최초로 대서양과 태평양을 동시 횡단함으로써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입증한 역사적 사건이지만, 필리핀 민족으로서는 압제와 수탈의 서막이었다. 마젤란은 필리핀 족장들을 차례차례 정복했다.

 

그러나 막탄섬의 추장 라푸라푸(1491~1542)만은 예외였다. 라푸라푸는 수심 얕은 해안을 결전지로 택했다. 마젤란의 배가 함포 사격을 못하게 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또한 라푸라푸는 마젤란 병사들이 갑옷`투구로 무장했지만 다리가 무방비인 사실도 간파했다. 전투에서 라푸라푸 군대는 승리를 거뒀고 마젤란은 목숨을 잃었다. 필리핀에서 라푸라푸는 침략자에 대항해 일어선 최초의 동남아인으로 추앙받는다. 막탄섬에는 라푸라푸시가 있고 라푸라푸의 동상이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