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필리핀에 사는 이유
 
일단 난 자연과 더불어 사는것이 좋다. 그것자체가 인간이 누릴수
있는 최고의 행복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연이라고 하면  사실 더 멋진 자연속에서 살수 있는 곳도 많다.
아프리카의 케냐, 아니면 뉴질랜드, 북유럽국가들...
그렇다고 해서 난 문명을 배제하고 살고 싶진 않기 때문에 적절히 
문명의 편리함과 어우러진 곳이 좋다. 그러기엔 필리핀이 안성맞춤일수도 있다. 나중엔 다른곳에서도 살아보고 싶긴 하지만 일단은 나에게 필리핀은 나에게 삶의 여유를 가져다 준다.
 
아침에 일어나면 빌리지 내의 작은 새소리와 함께 하루가 시작된다. 가정부가 가져다주는 커피 한잔의 여유를 즐기며, 빌리지 안을
한바퀴 돌아 조깅을 한다. 마당엔 나를 반겨주는 강아지가 꼬리를 흔들고 늘어선 야자수들이 양쪽으로 날 반긴다.
이곳에선 남의 시선을 크게 의식할 필요가 없다. 이효리의 노래처럼 오늘은 어떤옷을 입어야할지 고민고민하지마~ 란 가사가 적절한 곳이다. 어차피 그래도 한국사람은 신경쓰기 마련이다^^
 
가정부가 마련해준 한국음식, 아니면 내가 주문한 필리핀음식을 
먹고 창밖을 내다보면 기사가 내 차를 간단히 세차하고 있다.
기사는 세차가 끝나면 마당의 꽃들에게 물을 주거나 수영장에 떨어진 낙엽들을 걷어 올린다.
날 귀찮게 했던 스팸전화도 없고, 어정쩡한 친분관계의 사람들의 경조사에 참석하라는 전화도 없다.
가정부를 데리고 시장에 가서 장을 본다 내가 먹고 싶고 사고 싶었던 물건들을 장을 본다. 맛있는 열대과일을 잔뜩 사들고, 나오면서 길에서 파는 코코넛을 한컵 손에들고 쭈욱 들이킨다.
 
아는사람과 만남이 있을땐 우리나라 가격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유명 커피숖을 간다. 여러 계층 여러 피부색의 사람들이 다 모인다.
그네들과 우연히 친해지는 기회가 생긴다. 이탈리안, 스페니쉬, 아랍인 등등 각국의 재밌는 사연을 들을 수 있어 즐겁다.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의 모습에 여유를 느낄수 있다. 앞만보며 부지런히 갈길만 가는 한국사람들과는 다른기분이다. 눈이 마주치면 살짝 미소를 보여주는 여유...
누군가 이야기 했다. 필리핀 시계는 한국보다 느리다고..그 기분을 충분히 이해한다.
집으로 오는길에 기사는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다. 한국유가와는 차이가 많이 난다. 
친구의 전화에 점심은 밖에서 먹기로 하고 다시 차를 돌린다.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만나기로 했다. 35층 호텔 꼭대기의 뻥뚫린  레스토랑에서 마닐라의 전경을 바라보며 밥을 먹는다.
인테리어나 경치로 보면 한국에선 너무 비싸서 자주 오진 못할것 같다. 계산은 내가 했다. 둘다 스테이크를 먹었는데도 일인당 2만원정도 나온것 같다. 
빌리지 안의 옆집에서 초대가 왔다. 저녁에 옆집에서 간단히
파티를 한다고 오라고 한다. 바로 옆집이니 오늘 저녁값은 굳었다.
파티라고 해봤자 별건 없다. 바베큐에 돼지고기를 굽고, 데낄라나
보드카 그리고 항상 산미구엘 맥주를 마신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각자 수다를 나누며 웃는다. 처음보는 사람이 있어도 뻗뻗하게 있을필요가 없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보여도 "하이" 한마디에 금새 친해진다. 

한국처럼 술을 안마신다고 누구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 각자 즐길만큼만 알아서 마시면 그걸로 끝이다. 

집주인이 노래방기계를 설치했다. 주변의 성화에 나도 모르게 내가 아는 팝송 몇곡중 한곡을 어설프게 불러본다.
피곤한 하루가 끝나고 집에 들어왔다. 가정부를 불러서 마사지를 부르라고 한다. 

이전에 점찍어둔 손기술이 좋은 마사지사가 한시간동안 마사지를 받고 스르르 잠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