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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여행 경험담 썰푼다 -1부

morris Hwang 2020. 8. 12. 23:28

10년전.

무작정 피자가 먹고 싶어서 이탈리아나 가볼까 하고 로마행 비행기표를 샀어.


그리고 로마 공항에 내렸는데, 유럽은 이미 몇번이나 와봐서 막상 또 오니 식상하고 재미가 없는거야.
그래서 하루 이틀 피자 먹으면서 인터넷을 뒤져보는데 로마에서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 까지 직항비행기가 있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안가본데 가 보자. 하고 "다마스커스" 행 편도 티켓을 구입하고 공항을 갔어..
동양인은 나 혼자... 아니 백인도 없어. 다 알카에다 같은 놈들 뿐이지...




아무튼 그렇게 다마스커스 공항에 착륙하니 비행기에서 다들 "알라~~~~" 라고 하면서 박수를 치면서 사람들이 기도를 하더라...
왠지 이거 ㅈ됐다 느낌이 들더라... 그리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바로 핸드폰을 켰어.. 그러니 문자가 오는거야..



알고보니 여행제한지역 이었던거야. 지금처럼 여행 금지구역은 아니지만, 제한구역으로 급한 용무 아닌 이상 바로 출국 하라는 국가에게 여행제한지역으로 정해 놨더라고,... 

그렇게 공항 입국심사대를 갔는데 "Foreign Passport"에는 나 혼자.. 나머지는 다 시리아 사람들이었던거지..



막 물어보더라. 왜왔냐. 한국인은 처음본다. 어디서 자냐. 친구가 있냐 등등...
그래서 "여행왔다." 라고 하니 "조심해야 할거다" 라면서 여권에 도장을 찍어주더라고.....

이때부터 내 목표는 빨리 여기서 탈출해서 다른 나라를 가는것이 되어버렸어.
다음날 다른나라로 가는 비행기 표를 찾아봐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시내로 가는 버스를 타려 버스종류장 앞으로 갔지.
그렇게 알수없는 아랍어로 써있는 버스를 기다리는데 한 비행기에서 봤던 한 시리아 청년이 와서는

"야 너 시내버스 타게? 타면 위험해... 타고 시내 가면 안되"
"그럼 어떻게 해야해?"
"시내버스 말고 저기서 시외버스를 타고 하마 라는 도시로 가. 그리고 '카이로 호텔' 을 찾아가서 사장 압둘라를 만나 거기가 제일 안전해"

라고 나에게 얘기를 해 주는거야. 와 이거 뭔가 ㅈ됐다 라는 기분이 들더라고...

그래서 그 친구에게 부탁을 해서 다마스커스에서 하마 로 가는 버스를 타게 되었다.



그렇게 시리아를 도착하자마자 영문도 모르고 살기위해 하마로 가는 버스에 탔고 버스에는 몇명 없었어..
그리고 사막과 황무지 같은 길을 한 4시간 달려 간거 같다.



그렇게 하마의 카이로 호텔에 도착했다.
하마.. 처음 들어보는 도시... 압둘라 사장을 만나 여기까지 오게 된 경유를 얘기하니 가끔 한국인들도 온다고 하더니 노트를 한 권 주더라..



2004년 방문한 한국인이 작성한 노트다...
이게 내 시리아 탈출 노트가 되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정독을 했다... 정독을 하고 메모를 하고 집중하고 있는데
압둘라 사장이 배고프면 나가서 밥 먹고 와도 된다. 지금은 테러가 없어서 안전하다 라고 알려주더라..

그렇게 호텔 밖을 나갔다..



시내 골목의 풍경은 이랬다.

골목 자세히 들여다보니 폭격을 맞았는지 건물 안은 다 부셔져 있었다.



건물 위쪽은 아직도 총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구글 이미지에 있는 시리아 하마의 도심지다. 
밥을 먹으러 가는 길에 이곳을 지나가는 중 동네 청년 무리가 나를 불렀다.
무섭다기 보다는 뭔가 체념을 하여 무리들에게 가니.. 영어를 할줄 알았다.

나보고 어디서 왔냐 묻길래 "한국에서 왔다" 라고 하니
"South? North?" 라고 물어봤다.

매우 어려운 질문이었다... 이전 군 생활 방공 교육에서 북한의 유일한 수교국가가 시리아 라는 정보장교의 말이 갑자기 생각나
"North Korea" 라고 대답하니 매우 환대 해 주었다.. 그리고는 같이 기념사진을 찍자 하였다.



만약 South Korea 라고 했다면 어찌 됐을까... 
하지만 이들이 사람을 해칠 거 같다는 생각은 안들었고 생각보다 친절하고 착했다.. 그리고 권했다..
빨리 시리아를 떠나라고..



사진을 찍어 줄 사람이 없어 이렇게 디카로 셀프타이머 맞쳐놓고 시리아 하마에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카이로 호텔 근처 시계탑 로터리에는 시리아 대통령 사진이 걸려있었고, 어디를 가나 독재자 대통령의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시리아 하마는 학살의 도시다. 2000년 부터 계속된 반정부 시위대와의 내전등으로 학살의 연속의 도시였다.
위에 사진 찍었던 청년들이 아직도 살아있는지 알 수 없다...

그렇게 다음날 아침.. 압둘라를 만났다. 그리고 압둘라에게 물어봤다.
"난 시리아에서 나가고싶다 어떻게 해야하냐?"
그러니 압둘라는 안전하게 기차를 타라고 알려줬다. 기차를 타고 수도인 다마스커스 까지 간 후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요르단으로 가는 히치하이킹을 하면 시리아를 나갈 수 있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는

"여기 일본인이 한명 있는데 이 친구도 요르단으로 나가고 싶어한다. 같이 갈래?" 라고 물어보길래
혼자보단 둘이 좋기에
"응 그래 불러줘" 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체크아웃을 끝내고 얼마 후 일본인이 왔다...

그 일본인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여자였다... 그렇게 처음 만난 스시녀와 하마를 떠나 다마스커스 가는 기차역으로 갔다...



하마 기차역... 뭔가 음산한 기분이었고 승객은 없었다.

기차역까진 압둘라가 데려다줬고, 기차에서 내리면 자기 친구가 운영하는 호텔에 체크인 하면 된다고 알려줬다.
그렇게 스시녀와 기차에 올라 다마스커스에 도착하였다. 다행히 기차를 1등석으로 예매한 탓에 안전하고 불편함 없이 갈 수 있었고
스시녀도 곤히 잠을 청해 자고 있었다.

스시녀는 터키에서 시리아로 넘어온 후 일행과 떨어져 혼자 하마로 왔다고 했다.
그리고는 혼자 이동하기에는 무서워 카이로 호텔에서 4일째 일행을 기다렸다고 한다.
키는 173, 나이는 (기억상) 26세, 교토 출신, 디자이너 였다. 그렇게 스시녀와 시리아 탈출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약 20일간 동행 하게 된다.



다마스커스에 도착하니 곳곳에서 UN 군인 및 UN 차량이 보였다.
나름대로 테러로부터는 안전하다는 뜻 이었다. 그리고 호텔 체크인을 했다.



호텔은 생각보다 지낼만 한 곳이었다. 한 방에 저런 침대가 3개가 있고, 스시녀는 반대쪽 침대 그리고 나머지 한 쪽에는 미국 기자가 머물렀다.
미국 기자에게 다마스커스에 대해 물어보니 주요 시내는 위험하지 않다고 하였다.
그리고 다녀야 할 곳과 다니면 안되는 곳을 알려주었다.
배가 고팠다. 스시녀와 다마스커스 중앙 시장으로 갔다.



다마스커스 중앙시장... (스시녀 뒷모습)
사람이 많았다.. 곳곳데 무장 군인이 있었고, 간혹 유럽인 관광객 (으로 추정되는) 사람들도 보였다.



식당에는 시리아 대통령 사진이 있었고, 음식은 먹을만 했다.


아니 너무 허기가 져서 그런지 허겁지겁 맛있다는 생각으로 많이 먹은 듯 했다.
스시녀가 동행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고마웠다. 그래서 밥값을 계산했다. 그러니 스시녀가 미안하다며 자기가 디저트를 산다고 했다.


디저트로 시리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식당 이름은 MH BAKDASH, 1895년 오픈한 전통있는 아이스크림집 이었다.
심리적 여유가 생겼는지 디카 접사모드로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알고보니 시리아 No 1 디저트 맛집이었다.



맛있었다. 그리고 결정했다. 이왕 시리아에 온거 딱 하루 다마스커스 둘러보고 다음날 요르단으로 탈출하자고..



유명한 유적지라고 해서 가보니 많은 아랍 여자들이 있었고,



중앙시장에는 멋쟁이들을 위한 히잡을 파는 가게도 있었으며



식당에 들어가니 "천보등산회" 에서 활동하셨던 뒷모습의 아저씨도 있었지만
난 시리아에선 North Korea 사람이기에 말은 안걸고 사진만 찍었다.
아저씨 허벅지를 보니 등산회 아줌마들이 좋아했을거 같다.
저 옷이 어떻게 시리아까지 들어갔는지 매우 궁금했으나 알 수는 없었다.

이 다음 팔레스타인까지 갔는데.. 

2부에서계속...